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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여자가 있다. 인도 뭄바이에 산다. 시골에서 올라와 같은 병원에서 일한다. 교집합이 제법 넓은 이들이나 나이도 생각도 하는 일도 각기 다르다. 누구는 보수적이고 누구는 개방적이다. 젊은 간호사 프라바(카니 쿠스루티)는 현실 순응적이다. 사무직원인 아누(디브야 프라바)는 프라바보다 젊고 진취적이다. 병원 식당 조리사인 파르바티(차야 카담)는 나이가 가장 많고, 전통적인 사고를 지녔다.
처지가 각기 다르기도 하다. 프라바는 유부녀이지만 미혼이나 마찬가지다. 아버지가 점지한 남자와 얼굴 몇 번 보고 결혼했지만 남편은 부부가 된 지 일주일 제일은행 주택담보대출금리 만에 독일로 떠났다. 아누는 금지된 사랑을 하고 있다. 자신은 힌두교도이면서도 이슬람교도 남자를 만나고 있다. 파르바티는 남편과 사별했고, 아들이 분가해 쓸쓸히 살아간다. 영화 '우리가 빛이라 상상하는 모든 것'은 특별할 것 없는 세 여자의 특별한 순간을 포착하며 특별한 감정을 빚어낸다.



정부 햇살론 아누는 이슬람교도 남자와 금지된 사랑을 나눈다. 위태롭지만 서로를 향한 마음은 흔들리지 않는다.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어울리기 힘들 듯한 세 여자는 각기 다른 접점으로 이어져 있다. 말라야족인 프라바와 아누는 함께 산다. 프라바와 파르바티는 비슷한 가치관에 기대 우정을 나눈다. 아누는 한국장학재단 전환대출 신청 프라바를 매개로 파르바티와 교류한다.
곤경은 세 여자 관계를 강화하는 촉매제다. 파르바티는 서류가 없다는 이유로 탐욕스러운 임대업자에게 쫓겨날 위기에 놓여 있다. 프라바가 파르바티를 도우려 하나 큰 힘이 되지 못한다. 파르바티는 1년째 남편과 연락이 끊긴 프라바를 위로해주는 유일한 이다. 아누는 두 사람과 동떨어져 스파이처럼 사랑을 한다 은행별대출이율 . 아누를 나무라면서도 친언니처럼 챙겨주는 이는 프라바다. 아누는 의도치 않게 완고한 프라바가 삶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한다. 세 여자는 교류하고 연대하며 서로에게 인생이라는 어둠 속 작은 빛이 돼 준다. 그들이 서로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 과정이 관객 가슴에 잔잔한 파도를 일으킨다.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파르바티(왼쪽)와 프라바는 처지가 각기 다르나 서로에게 위로와 힘이 되는 존재다.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형식이 독특하다. 뭄바이에서 고단한 삶을 사는 외지인들의 독백이 스크린을 연다. 외롭고 쓸쓸한 말투이나 슬픔이 깃들어 있지 않다. 프라바와 아누와 파르바티 역시 마찬가지다. 그들은 힘겨운 삶을 살아가나 얼굴에 슬픔이 완연히 드러나지 않는다. 화가 나면 같이 식사를 하거나 함께 돌팔매질을 한다. 아니면 뭄바이의 야경을 보며 시름을 달래거나 사랑을 좇는다.
화면은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하다. 카메라는 세 여자의 일상을 조금 멀찍이 떨어져 바라보고는 한다. 인물들의 감정과 상황에 섣불리 개입하지 않고, 그들의 삶을 온전히 전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정제되지 않은, 투박한 영상처럼 보이나 의외로 시구(詩句)처럼 느껴지는 장면들이 많다. 인물들의 내면이 담긴 대사는 유려한 편집과 맞물려 아름다움이라는 감정을 빚어낸다.



세 여자는 거대 도시 뭄바이에서 고단한 삶을 살며 서로에게 어깨를 내주는 사이가 된다. 그린나래미디어 제공


지난해 칸국제영화제에 인도 영화로는 30년 만에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파얄 카파디아 감독은 자신의 첫 장편 극영화인 이 작품으로 심사위원대상(2등상)을 수상했다. 그는 첫 장편 다큐멘터리영화 '무지의 밤'(2021)으로 칸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돼 골든아이상(다큐멘터리상)을 받기도 했다. 카파디아 감독은 "여성들 간의 우정에는 사회가 두려워하는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세 여자에게 서로의 다름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유토피아적 관계를 맺게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23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