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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박재령, 금준경 기자]



▲ 27일 서울 중구 뉴스타파함께센터에서 현장 시위하고 있는 최승호PD. 사진=금준경 기자



탐사보도전문매체 뉴스타파가 극심한 내홍에 빠졌다. 지난 19일 최승호 PD가 한상진 신임 총괄 에디터로부터 사실상의 해고 통보를 받았다고 주장한 뒤 노조가 한 에디터의 사퇴를 요구하며 연일 피켓팅을 하고 있다. 언론노조는 27일 성명을 내고 “뉴스타파의 보금자리론금리인상 정체성 위기로 번질 수 있음에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지난 27일 오후 뉴스타파함께재단 이사회장 앞에서 피켓 시위를 하고 있는 최승호 PD를 만났다. 최 PD는 '김만배-신학림' 녹취록 등 뉴스타파 보도 방향성에 대한 이견과 이로 인한 누적된 갈등이 사측의 무리한 정년 규정 적용을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인터뷰는 40 자동차 1년 유지비 분 가량 진행됐다. 반론 차원에서 박중석 신임 뉴스타파 대표에게도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박 대표는 “내부 문제는 우선 내부에서 풀어야 한다는 방침이다. 이해해 달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다음은 최 PD와의 일문일답.
“2012년 MBC 해고 때와 유사한 슬픔 느낀다”
- 2012년 MBC 170일 파업 당시 주동자로 몰려 신용불량자 급여압류 사측으로부터 해고당했다. 이번 사건에서도 “구 MBC 경영진과 똑같은 행태”라고 하셨는데 그 이유가 뭔가.
“그때는 실제로 해직이 됐고 지금은 퇴사 강요 형태를 띠었다가 노조·후배들이 반발하니 용퇴를 요청한 것이라고 (사측은) 얘기한다. 박중석 대표의 입장이 물론 그때 MBC 상황과 다르긴 하지만 정말 말이 안 되는 이유로 제게 퇴사 강요 이자계산프로그램 를 했다는 점, 그런 점에서 유사성과 유사한 슬픔을 같이 느낀다.”
- 지난 19일 면담에서 정년이 언급된 것을 놓고 한 에디터는 “나가달라는 얘기가 아니라 후배들을 뽑아 뉴스룸을 튼튼히 하고 싶다는 의지를 전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라고 했다. 지난 23일 한상진 총괄 에디터는 “저의 태도가 무례했다면 사과하겠다”고 입장을 내기도 했는데 약정금리 .
“따로 찾아와서 사과한 건 없었다. 글을 쓰면서 맨 앞에 '무례했다면 사과합니다'라는 문구를 넣은 건데 진정성은 사실 없다고 본다. 그 말 자체는 사과로 받아들인다고 말은 했지만 예를 들어 '정년이 끝났다', '계약이 올 4월까지다' 이런 식으로 퇴사 강요를 한 부분에 대해 사과한 건 아니다. '그 표현 자체가 좀 거칠었다', 이런 사과인데 표현에 대한 문제가 중요한 건 아니라고 본다.”
- 그렇다면 이번 논란의 핵심을 뭐라고 보나.
“사측의 주장에 모순이 있다는 것이다. 박중석 대표와 한상진 에디터는 제가 마치 70~80세까지 일도 별로 안 하면서 뉴스타파에 머물 것처럼 선전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정년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그 정년 문제를 확실하게 결정짓기 위해 나이가 제일 많은 저부터 용퇴 요청을 한다, 이것이 논리다. 정말 말이 안 되는 이야기다. 왜냐하면 이미 노조에서 사측에다 우리는 정년 규정이 없으니 올 상반기 협상을 통해 (정년 규정을) 만들자고 제안을 했고 사측도 그렇게 하는 걸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박 대표도 정년 규정을 만들겠다고 대표 선임 과정에서 이미 발표를 한 바가 있다. 그때 박 대표는 '정년 규정이 이미 있다'가 아닌 '만들겠다'로 말을 했다.”



▲ 27일 저녁 약 1시간의 현장 시위가 끝난 후 뉴스타파함께센터 1층 카페에서 미디어오늘과 인터뷰하고 있는 최승호 PD. 사진=금준경 기자



- 정상적인 절차로 정년 규정이 만들어졌다면 따랐을 거란 말인가. (뉴스타파는 설립 당시 운영규칙상 정년을 60세로 규정했으나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을 준용하면서 운영규칙은 사실상 사문화됐다. 실제 그간 정년이 지켜지지도 않았다.)

“(노사가 합의를 하면) 따라야지 안 따를 방법이 있나. 정년 규정이 만들어지면 아마 그(기준)보다 제가 나이가 더 많을 수 있다. 그러면 나가야지. 그렇게 하면 되는데 지금 사측은 마치 현재 법적 효력이 있는 정년 규정이 있는 것처럼 4월까지 정리를 하라고 한 것이다. 진실되지 못한 행동이다. 정상적으로 노조와 협상을 했으면 이런 분란이 생길 이유가 없다.”
“비당파성, 문재인 정부 이후 흐려져… 조국 사태 때도 마찬가지”
- 사측은 정년 규정을 언급한 이유로 뉴스룸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는 점을 들었다. 이 주장에 동의하지 않나.
“물론 제가 나가면 조금 더 젊은 직원들을 채용할 순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제가 뉴스타파의 이미지를 오랜 기간 만들어온 것도 사실이다. 상반기에 합의를 했으면 나가야 했겠지만 꼭 이런 식으로 나이가 많다고 뉴스룸에서 내보내야 체질 개선이 된다? 그렇게 단순하게 생각할 문제는 아니다.”
- 전임 대표(김용진) 시절 뉴스타파 보도 방향성에 대해 반복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왔다. 특히 '김만배-신학림' 녹취록을 두고 쓴소리를 했는데, 불편한 이야기를 자주 한 것이 이런 결과를 만들었다고 보나.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 후배 구성원들도 그렇게 생각할 거라고 본다. 그게 아니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다. 뉴스타파가 초기에 참 좋았다. 김용진 대표의 공이 참 크다. 뉴스타파가 오늘날 이렇게 발전하는데는 그분의 공이 제일 크다. 그렇지만 12년 동안 대표를 하면서 내부적으로 특정 그룹을 중심으로 하는 독선적 운영을 한 것도 사실이다. 내부 소통이 잘 안 이뤄진다는 불만이 점점 커졌다. 한쪽으로는 초기에 우리가 비당파성 이런 것들을 강조했는데 그 이후로는 그러한 보도를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 27일 서울 중구 뉴스타파함께센터에서 피케팅하고 있는 뉴스타파지부 조합원들. 사진 박재령 기자



- 문재인 정부 시절 윤석열 검찰총장 관련 보도나 2014년 권은희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관련 보도가 있었다.

“노영민 의원 관련 보도도 있었고 초기에 꽤 여러 건이 있었다. '걸리면 쓴다'는 비당파성 원칙이 있었는데 그런 것들이 문재인 정부 들어 점점 흐려지기 시작했고 결국은 '조국 사태'라든가 그럴 때 뉴스타파가 적극적으로 보도하지 못했다. 그런 어려움이 있었던 차에 김만배 녹음 파일 보도가 있었고. 물론 윤석열 정권이 검찰을 통해 말도 안 되는 언론탄압을 뉴스타파에 한 것이고 모두가 맞섰지만 그럼에도 그 보도가 갖고 있었던 문제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야 하는 것 아닌가. 언론탄압만 놓고 마치 우리가 잘한 것처럼, 아무 문제가 없었던 것처럼 한다면 앞으로의 보도는 괜찮을 것인가. 이런 구성원들의 문제 제기가 있었다.”
- '김만배-신학림' 녹취록에 대해선 외부전문가 5인으로 구성된 진상조사위가 2023년 10월 발족했고 지난해 5월 진상조사보고서가 발표됐다.
“사실 보고서를 만들고 난 뒤가 더 어려웠다. 김용진 대표나 박중석 당시 팀장 등 말하자면 사측에 있는 분들이 보고서 공개에 굉장한 반대를 했다. 그래서 보고서가 만들어지고 난 뒤에 한두 달 정도 지난 뒤에야 공개가 된 것으로 기억한다. 그 과정에서 서로 논쟁도 많이 했고 감정이 상하는 표현들도 오가고 그랬다. 한번 갈등이 깊어지니 다른 사안에서도 갈등이 이어졌고 뭐 이렇게 된 거다.”
“원래 면담 때 다큐팀 보내달라 얘기하려 했다”
- 영화를 포함해 4대강 관련 프로젝트가 주요 갈등 쟁점으로 나왔다. 19일 면담에서 사측이 4대강 프로젝트에 대한 폄훼를 했다고 주장했다.
“한상진 총괄 에디터가 뉴스룸 구성을 위해 PD들 면담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때 저는 '다큐팀을 만들겠다, 그 팀으로 보내달라', 이런 얘기를 하려고 했다. 그런데 만나자마자 딱 들은 말이 '4대강 영화는 왜 그렇게 오래 걸리고 있습니까'였다. 그래서 '4대강 영화 곧 편집 끝내고 좀 있으면 개봉을 하려고 합니다. 새 정부 출범하면 영화를 개봉해서 4대강 복원할 수 있도록 추동을 해보려고 합니다'라고 대답했다. 그 다음에 들은 말은 '뉴스타파는 앞으로 4대강 보도를 하지 않겠습니다', 그 다음에 '최 선배에게 뉴스룸에 자리를 드릴 수가 없습니다', '최 선배는 정년이 지나셨습니다. 4월 말까지가 기한이라고 합니다' 등의 말들이 나왔다. 박중석 대표를 찾아가니 박 대표도 '60세 정년이 맞습니다. 규정을 선배도 지켜주셔야 합니다'라고 했다.”
- 4대강 프로젝트에 너무 많은 시간과 자원이 투입됐다는 사측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건가.
“리소스가 많이 들어간 건 사실이지만 아이템 가치는 매우 크다고 본다. 대한민국 최대 환경 재앙이라고 생각한다. 어젠다 키핑 차원에서 4대강 복원을 이끌 수 있게 지금까지 해온 거다. 검찰 문제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내 입장에선 대한민국 환경이 영구히 변하는 게 더 중요한데, 그것도 이해해줘야 하는 게 아닌가. 그리고 4대강 취재만 한 것도 아니다. '임은정 한동훈 누가 부적격 인사인가' 이런 것도 했고 최근에 미국 도청 사건도 보도했다.”



▲ 최승호 뉴스타파 PD는 MBC 사장을 퇴임한 뒤 1년 6개월 카메라를 들고 4대강 현장을 탐사했다. 그는 MBC PD수첩과의 협업을 통해 '4대강 10년의 기록, 예고된 죽음' 편을 보도했다. 사진=뉴스타파 화면 갈무리.



- 2년 전 뉴스타파 대표 후보로 나오신 것도 보도 방향성에 대한 이견을 내기 위해서였을까.

“그런 부분도 있었다. 이견이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을 텐데. 김용진 전 대표나 박중석 현 대표 모두 훌륭한 탐사 저널리스트다. 그걸 부정하지 않는다. 두 분 모두 비당파성을 굉장히 강조해왔고 그런 정신이 실제로 투철한 분들이다. 다만 같은 분들이 계속 운영을 하다 보니 여러 놓치는 부분들이 생기는 거다. 윤석열 검찰총장 보도 때 순식간에 몇천 명씩 후원회원들이 빠져 나가는 경험을 하고 이러다 보니 뭐랄까 보도 스타일이랄까, 그런 면에선 좀 효용성이 큰 보도쪽으로 자꾸 달려갔다.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초기에 우리가 갖고 있었던 '탐사보도매체'라는 성격을 최근 몇 년 많이 잃어버렸다고 본다.”
- 뉴스타파 구성원들이 모두 노조와 같은 목소리를 내는 건 아니다. 가령 지난 19일 뉴스타파지부 임시총회 때 한 에디터의 사퇴 요구에 찬성한 조합원은 29명이었는데 뉴스타파의 전체 구성원은 53명, 뉴스타파 지부 조합원은 37명이다.
“그 총회 때 참석했던 사람은 거의 안건에 찬성했다. 참석했던 사람이 33명이었는데 그 중 29명이면 매우 높은 찬성률이다. 뉴스타파 노조 역사상 그 정도로 많은 조합원이 참여해서 한 목소리를 낸 건 처음이라고 하던데. 오늘 현장 피케팅에서 발언했던 사람 중 한 명은 팀장을 9년 동안이나 한 분이다. 그런 분들까지 이번 사건이 뉴스타파가 앞으로 제대로 탐사보도매체로서 제대로 갈 것이냐 말 것이냐의 분기점으로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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