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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포스트(WP)의 소유주인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사설, 칼럼 등이 실리는 WP 오피니언면의 기조를 '보수'로 틀어 파문이 일고 있다. 우파 이념에 반하는 글은 게재하지 않겠다는 그의 일방적 발표를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맛에 맞추려 편집권에 과도하게 개입한다'는 비판이 거세다. 미국을 대표하는 일간 신문 WP의 위상 추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자유' 옹호 글만 싣겠다는 베이조스
베이조스는 26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 예적금담보대출 정에 글을 올려 WP 오피니언면 개편 계획을 직접 알렸다. 그는 "우리는 앞으로 매일 개인의 자유(personal liberties)와 자유 시장(free markets)이라는 두 가지 기본 원칙을 지지하고 옹호하는 글을 쓸 예정"이라며 "이러한 두 원칙에 반대하는 견해는 다른 매체가 발행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시대 변 은행연합회 채용 화에 맞춘 것이라는 게 베이조스의 주장이다. 그는 "신문이 모든 견해를 광범위하게 다루는 오피니언면을 매일 아침 독자의 집에 배달해 주는 서비스로 여겨지던 때가 있었다"며 "(하지만) 오늘날에는 인터넷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제 언론은 다양한 의견을 두루 싣기보다 중요한 가치를 전하는 데 집중해야 하고, 자신은 '자유' 이념을 전파하겠다는 프로야구브로커 뜻으로 읽힌다. 그는 "미국의 성공은 경제적 자유, 그리고 그 외 모든 영역에서의 자유였다"며 "자유는 윤리적일 뿐 아니라 실용적이고, 창의성과 혁신, 번영을 촉진한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베이조스가 밝힌 두 원칙이 '우파의 가치'라는 점이다. 보수 진영에서 추구하는 '자유'일 뿐, 진보 진영이 중시하는 '평등'이나 '시장의 공정성'은 외 학자금대출연체이자 면한 셈이다. 이 때문에 그의 발표는 사실상 '우클릭' 선언으로 해석되고 있다. 오피니언면을 보수 성향의 글로만 채우겠다는 선언이라는 얘기다.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하듯, 보수 진영은 즉각 환영을 표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X에 "브라보!"라고 썼고, 미국 청년보수단체 터닝포인트USA 창립자 찰리 커크는 "(WP의) 문화가 사업자대출 올바른 방향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고 평했다.



제프 베이조스(앞줄 가운데) 아마존 창업자가 지난달 20일 미국 워싱턴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해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오피니언면에 대한 거대한 침해"
그러나 WP 내부에선 거센 반발이 터져 나왔다. 오피니언면 책임자였던 데이비드 시플리 편집인은 이날 베이조스의 통보를 받고 사직서를 냈다. WP의 수석 경제 기자 제프 스테인은 "오피니언면에 대한 거대한 침해이자, 반대 의견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라고 공개 비판했다. 그러면서 "만약 베이조스가 뉴스 편집까지 개입한다면 즉각 사임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베이조스의 '편집 개입'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WP가 미국 대선을 한 달가량 앞두고 민주당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당시 부통령을 지지하는 사설을 내려고 하자 이를 저지시켰다. 지난달에는 WP 만평 작가가 "내가 제작한 만평이 거부당했다"고 주장하며 사직하는 일도 있었다. 베이조스가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100만 달러를 기부한 것을 비꼬는 만평이었는데, 석연찮은 이유로 게재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베이조스의 편집권 침해와 보수화 시도는 갈수록 노골화한다는 게 지배적인 평가다. WP를 거친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의 마이클 샤퍼 수석 편집자는 "베이조스의 행동은 단순히 소유주의 결정이 아니라 트럼프와의 친분을 쌓으려는 조치라는 인상을 강하게 준다"며 "트럼프가 아마존 등 베이조스 소유 기업들에 대한 계약을 보류할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베이조스가 자신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WP를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대 피해자는 결국 WP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베이조스가 야기한 논란들은 'WP는 보수 편향적 언론'이라는 인식을 굳힐 것이고, 이는 신뢰도 하락과 구독자 이탈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샤퍼는 "독자들이 신문 이름을 신뢰하지 않는 한 아무리 많은 특종을 보도했다 해도 소용없다"며 "베이조스는 WP가 더 광범위한 독자층을 확보해야 한다고 하지만, 스스로 가장 어리석은 판단을 했다"고 꼬집었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shle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