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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



▲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경제부총리). 사진=2024년 12월22일자 YTN 보도화면 갈무리



현행법상 계엄 등의 이유로 기획재정부가 국회 운영비를 끊는 조치가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 당시 최상목 경제부총리·기재부 장관(현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 자연산상황버섯가격 즉시 국회 운영비를 끊으라”는 내용의 문건을 건넨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만약 최상목 권한대행이 이 지시를 실행했다면 실제 행정부가 입법부 돈줄을 끊을 수 있었다는 뜻이다. 이는 삼권분립을 해치는 상황으로 관련 법 개정 필요성이 제기된다.

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임광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사무처에서 받은 답변 전속중개 을 보면 국회는 계엄이나 천재지변 등의 사유로 기재부에서 자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비상 상황에 대한 별도 규정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국회 자금은 국고금관리법 제30조 제3항과 해당 법 시행령 제49조에 따라 국회가 매월 말에 다음달 월별세부자금계획을 작성하고 기재부 장관(현 최상목 대행)에 제출하면 기재부 장관이 당월 월별세부자금계획을 동명사 주어 국회에 통지하는 식으로 자금 배정이 완료된다. 즉 국회가 필요한 자금을 기재부에서 매달 받아 쓰는 구조인데 계엄을 이유로 정부가 자금 배정을 막을 경우 국회로서는 대처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YTN의 지난해 12월22일자 단독보도에 따르면 비상계엄을 심의한 국무회의 직후 최상목 당시 부총리는 윤 대통령에게 A4용지를 받았는데 여기에는 ' 역모기지제도 지금 이 순간부터 국회 운영비를 끊어라', '비상계엄 입법부 운영 예산을 짜라'는 취지의 대통령 지시가 담겼다. 국회에 계엄군을 투입해 비상계엄 해제 표결을 방해한 것을 물론 국회 예산을 틀어쥐고 국회를 압박하려 한 정황이다. 이는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언은 '경고성 계엄'이라고 한 기존 발언과 맞지 않는 것이다. 최 대행은 경찰에 해당 문건 원본을 제출 이삿짐센터 했다.
해당 보도 이후 12월23일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자신을 견제하는 국회를 마비시키고 스스로 전제 군주의 자리에 오르려 한 내란 수괴 윤석열의 망상이 참으로 놀랍다”고 비판했는데, 현행법상 윤석열의 망상을 넘어 실제 가능했던 시나리오로 확인된 것이다.
국고금관리법 제30조 제1항을 보면 '중앙관서의 장'은 월별 세부자금계획을 기재부 장관에게 제출해야 하고, 제5항에 따라 기재부 장관은 '자금 수급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월별 세부자금계획을 조정할 수 있다. 이 조항을 근거로 최 부총리가 '계엄'을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로 해석하면 국회 운영비를 끊는 게 가능하다. 여기서 '중앙관서의 장'의 범위는 국가재정법 제6조에 따르는데 해당 조항에서는 국회·대법원·헌법재판소·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포함한다.
임광현 의원은 이날 미디어오늘에 “이번 12·3 내란 사태에서는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윤 대통령 요구에 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다행히 국회 운영비가 끊기는 상황까지 이어지지 않았지만 규정상 국회·헌재 등 독립된 헌법기관에 대한 운영자금 관리를 기재부에서 좌지우지할 수 있는 것은 심각한 삼권분립 침해에 해당하기에 조속히 시정할 필요가 있다”며 “이에 국고금관리법상 국회·헌재 등 헌법기관의 자금 관리는 기존 중앙관서와 분리해 각 헌법기관이 독립적으로 자금을 관리할 수 있도록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했다.